★가격 깎기 좋은 집 (feat. 협상의 자세)
1. 이런 매물은 가격 깎기가 수월하다!
집을 사는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좋은 것이 없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여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면 어렵지 않게 가격을 깎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지금처럼 상승장이여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면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서 매매가의 1%인 1,000만 원 깎기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에 속하는 매물이라면 상승장에서도 비교적 가격 흥정이 어렵지 않다.
첫 번째, ‘잔금날짜가 매매조건으로 붙어 있는 집’
가끔 매물 중 잔금날짜가 매매조건으로 붙어 있는 집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매도자가 이사 갈 집의 잔금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경우이다.
즉, 살고 있는 집을 매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이사할 집부터 먼저 계약을 해놓은 경우이다.
처음 선매수를 할 때만 하더라도 조금 불안한 마음은 있었겠지만
잔금 날짜를 길게 잡아 놓았기 때문에 나름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막연하게 그 기간 안에 자신의 집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사람들은 다 똑같다.
처음에는 자신의 집이 제일 살기 좋으며 가장 로얄이라며 시세보다 약간 높게 물건을 내놓는다.
그런데, 정작 보름, 한 달이 지나도록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오겠다는 전화 한 통이 없다.
그럼,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에는 슬슬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한 달, 두 달 지나다보면 불안한 마음이 겉으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슬며시 가격을 조금씩 내린다.
그런데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미리 매수해 놓은 집의 잔금날짜는 점점 다가오는데 자신의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서
‘애’를 태우며 속절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현재 집값상승은 거래가 활발해서 상승한 것이라니 보다는
실제 거래가 활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특히 양도세 중과세)로
팔고 싶어도 정작 매물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시장에 나와야 하는 매물들이 잠겨있어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규분양물량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 물리적 공급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므로 거래가 없어도 신고가 이상으로 호가만 상승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반대로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무주택자들은 집을 사고 싶어도 올라가 버린 집값에 비해 원하는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아서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본다!’라는 말처럼 매수에 참여하지 못하고 ‘집값’을 멍하니 바라만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유주택자들이라 하더라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고 최소한 비슷하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어야 하는데
각종 세금으로 인해 갈아타기를 하기 위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무엇보다 기존의 대출을 상환하고 신규로 대출을 받는다면
한도 역시 축소되기 때문에 자금계획에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어 발이 묶인 형국이다.
이로 인해, 거래량은 뒤따르지 않는데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이상한 시장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 결국 가격을 계속 낮춰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므로 잔금날짜가 촉박한 매물일수록 날짜만 맞춰준다면
어렵지 않게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깎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임대인이 전세 임차인에게 집을 사라고 할 때’
가끔 전세로 살고 있는데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화를 해서 집(아파트)을 내놓을 생각인데
시세보다 조금(?) 저렴하게 줄 테니 혹시 살 생각이 있느냐며 의사를 물을 때가 있다.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 해당 임차인은 매수를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집이 있거나 아니면 청약점수가 65점 이상이어서 분양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즉, 지금 당장 집을 사지 말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임대인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차인에게 집을 살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에는
해당 아파트를 최대한 빨리 팔고 싶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임대인이 왜 집을 빨리 팔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와 같이 가장 대표적으로 2가지 이유가 있다.
① 2주택자여서 세금(특히, 양도세)이 문제가 될 때.
이때에는 단순히 임대인의 세금 문제로 집을 팔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임차인 입장에서는 해당 주택을 사야한다는 이유와 메리트가 크게 없다고 할 수 있다.
② 생각했던 것만큼 시세차익을 내지 못했을 때.
임대인은 아마도 해당 아파트를 투자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샀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매매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유에 의미를 어느정도 상실했기 때문에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임대인이 이런 마음이 들었을 때
어쩌면 임차인에게는 집을 사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 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 경우 임차인은 매수를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지난주에 올렸던 글에서도 말했듯 집값 상승은 평균 수치를 정해놓고
일정한 금액이 매년 상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10년 동안 3억 원이 상승한 집이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매년 평균 3,000만원씩 상승했을 거라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해당주택의 가격은 어떤 해에는 5,000만 원이 하락하기도 했었고
또 어떤 해에는 보합상태로 정체해 있기도 했었고 또 어떤 해에는 급상승을 해서 2억 원이 오르기도 했을 것이다.
즉, 매년 평균 3,000만원씩 상승한 것이 아니라 가격의 등락을 보이면서 10년 동안 3억 원이 상승한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 주택이 한 동안 생각했던 것만큼 가격상승이 없었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매수한 임대인의 총애(?)와 관심을 점점 잃어갔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주변 아파트들의 최근 가격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주변 단지들은 가격상승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해당 아파트만 가격 상승이 없었거나 또는 더뎠다면
이럴 때에는 더욱 매수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는 것이 좋다.
같은 지역에 아파트라 하더라도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상승장이 시작되면 대장아파트를 시작으로 보이지 않는 서열에 의한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키를 맞추어 가면서 가격 상승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해당아파트만 최근에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더뎠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제 조만간 올라갈 확률이 높아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임대인은 하락장과 보합장까지는 기다렸는데 막상 상승장이 시작되기 바로 진적에
더 이상의 기다림을 연장 시키지 못하고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는 안타까운 순간이 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임차인입장에서는 ‘일타쌍피’의 황홀한 순간이 될 수 있다.
즉,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조만간 다가올 상승장에서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임대인이 ‘시세보다 싸게 줄 테니 살 생각 없나요?’라고 물어왔을 때가
상승장 진적에 집을 장만 할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이럴 경우 무주택자라면 망설임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타이밍을 잘 잡기 바란다.
세 번째, ‘매매와 전세가 함께 나온 집’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급하게 이사를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집이다.
예를 들면, 직장이직, 학업, 이혼, 이민 등등의 사연이 있는 경우이다.
즉, 거의 대부분 이사 갈 곳(또는 이사를 해야 하는 이유)과 이사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집의 경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이사계획이 잡힌 것이 아니라 대부분 긴박하게 일정이 잡힌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급하게 이사를 가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날짜만 잘 맞춰준다면
‘매매가’와 ‘전세가’를 어렵지 않게 흥정을 할 수가 있다.
경험상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의 집이라면 예비 신혼부부에게 유리하다.
즉, 결혼식 전까지만 이사를 들어가면 된다.
그러므로 입주 날짜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어 가격이라는 조건만 좋다면
날짜는 매도자에게 얼마든지 맞추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 ‘가격을 깎는다’의 의미
모든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집을 사고 파는 행위 역시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즉, 인간관계이므로 서로 이익이 될 때 거래는 더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이 된다.
그러기 위해는 우리는 ‘협상’이라는 것을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협상이라는 것은 모든 조건을 나에게만 유리(이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을 취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을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덜 중요하다고 양보한 것이 상대방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되었을 때
최고의 협상이라 할 수 있다.
위 ‘가격 깎기 좋은 매물’의 예로 든 3가지의 경우 모두 매도자가 ‘날짜(시간)’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날짜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매수자라면 날짜를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가격을 깎는 것이
최고의 협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격절충을 하기 위해서는 날짜를 양보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를 하다 보면 손님 중에 가끔 자신의 조건들만 일방적으로 내세우며
상대방의 조건은 하나도 수용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되면 좋은 결과물을 얻기가 어렵다.
결국 쓸데없는 감정소비로 인해 중간에 사소한 것 때문에 큰 계약이 틀어지는 경우가 제법 있다.
거래는 ‘취사선택’과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다만 현명한 사람일수록 모든 것을 취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덜 중요한 것을 양보하면서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것을 상대방에게 얻으려고 노력한다.
즉, 최소의 기회비용으로 최대의 가치를 얻는 사람이 어쩌면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른 뒤에 비로소 ‘그때가 기회였는데!’라고 후회하지 말고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길 바란다.
그리고 협상 테이블에서 ‘소탐대실’로 인해 큰 틀이 틀어지지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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