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이 힘을 잃은 듯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던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차를 몰고 마포구의 한 외식업체를 찾았습니다.
진심으로 언제 만나도 반갑고 애틋한 형님들을 뵈러 말이죠.
언제나 그랬듯이 따뜻한 허그로 반겨주시는 큰 형님
한발 뒤에서 아빠 미소 지으며 높은 텐션으로 인사해주시는 작은 형님
만나자마자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한껏 풀어내 주십니다.
요리 솜씨도 말솜씨도 좋으신 큰 형님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글쟁아 저녁 뭐 먹을까? 오랜만에 우렁 강된장 해서 쌈밥 먹을까? 마침 냉장고에 우렁도 있는데"
신기합니다.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이신데 한식을 엄청 사랑하시고 또 맛이 기가 막힙니다.
전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이면 매일 삼시세끼 스테이크만 드시는 줄....
아무튼 그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음식을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태연스럽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곤 함께 동네 마트로 향했지요.
"아니 형님 뭘 이렇게 많이 사요. 그냥 냉장고에 있는 거 아무거나 해서 먹지"
"응 원래 그냥 냉장고 털어서 해 먹어도 되는 건데 너 오랜만에 왔는데 어떻게 그러냐? 새 재료 사다가 해 먹여야지"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래서 아우는 형을 따라갈 수 없는 이치인가 봐요.
무튼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오늘의 자취요리는요~
남의 손을 빌려 만드는~ 냉장고 털어 만드는 짜지 않고 고소한 우렁 강된장입니다 ^^
● 강된장 재료 ● 우렁 300g, 애호박 1/2 개, 감자 2개, 양파 1개, 표고버섯 6개, 팽이버섯 1봉지, 느타리 버섯 1봉지, 목이버섯 한 줌, 청량고추 취향껏, 부침용 두부 1개 ● 양 념● 된장 2 종이컵, 고추장 1/2 종이컵, 맥주 3 종이컵 ● 그 외 ● 각종 쌈채소 , 냉동 대패 삼겹살 |
덧붙이자면 이 형님 손이 엄청 크셔서 위의 재료들은 대충 15인분 이상입니다.
강된장이야 넉넉하게 하셔서 어느 정도 두고 먹어도 된다지만.. 손이 크긴 크시죠?
그러니 여러분은 냉장고 털기 하셔서 대충 양 조절해서 만드세요
안 그럼 한동안 매끼 강된장만 드실 일이 생기실 수도 ㅎㅎㅎ
먼저 장을 봅니다. 혹은 냉장고에 있는 각종 채소와 버섯류들을 꺼내십니다.
꼭 위의 사진처럼 많이 넣지 않으셔도 돼요.
있는 것들로만 하셔도 됩니다.
다만 강된장이니 쌈채소와 고기는 필히 있으셔야 해요
고기도 등심이나 안심 이런 거 보단 이왕이면 얇고 식감 좋은 부위면 더 좋겠죠?
표고버섯을 깨끗하게 씻어 꼭지를 따내고 작게 깍둑썰기를 해줍니다.
건표고라면 살짝 물에 불린 뒤 해주세요
목이버섯은 한 줌 정도 물에 불려두고요
감자는 필러로 껍질을 벗겨줍니다
다음은 사진이 설명이에요 ㅎㅎㅎ
그냥 있는 채소와 버섯류 들을 표고버섯 크기로 깍둑썰기 해줍니다.
형님께선 우렁 300g(1/2 봉지), 애호박 1/2 개, 감자 2개, 양파 1개, 표고버섯 6개, 팽이버섯 1 봉지, 느타리 버섯 1봉지, 목이버섯 한 줌, 부침용 두부 1개, 다들 맵찔이라서 청양고추 대신 아삭이 고추를 3개쯤 다져서 넣으셨어요.
위에도 말했지만 손이 크세요...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중간에 냄비가 바뀌었죠? ㅋㅋ 결국 곰솥에 끓이십니다
형님은 역시 전문가답게 계량이라는 게 없으셨어요.
어느 집이나 엄마들이 그러하시듯이.... 눈대중으로 넣으십니다.
음 이 정도 양이면 된장은 이정도 고추장은 된장의 1/4 이러십니다....
옆에서 제가 대충 계량했어요
된장은 2 종이컵, 고추장은 1/2 종이컵...
헛 근데... 저는 보통 멸치 다시물을 넣거든요?
근데 형님은 맥주를 2컵 넣으십니다... 종이컵으로 하면 2.5~ 3 종이컵 분량입니다
이게 비법이신가 봐요. 이따가도 말하겠지만... 엄청 맛있습니다.
위의 과정들이 모두 끝났다면 양념과 재료들을 잘 섞어준 뒤 불은 중 약불로 켜줍니다.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이따금씩 긁듯이 저어주시네요.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눌어붙지 말라고 가끔씩 살살 부드럽게 저어줍니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이 상태로 30분가량을 은근하게 졸이시더라고요.
어느 정도 꾸덕해지고 잘 졸여졌다 싶으면 마지막에 참기름을 3스푼 정도 넣으시고 섞어주면 끝입니다.
하~ 벌써 배가 고픈데요?
이제 쌈채소를 잘 씻어 준비해주시고
생각보다 넉넉하게 강된장을 준비합니다.
오늘의 강된장은 짜지 않기에 넉넉하게 준비하셔야 해요.
안 그럼 식사 도중 더 가지러 계속 왔다 갔다 하셔야 합니다 ㅎㅎㅎ
캬~ 강된장과 쌈엔 고기가 있어야쥬
제 요청으로 냉동 삼겹살은 빠싹 구워졌네요.
자~ 이제 한 입 먹어보겠습니다.
맛이 기가 막혀요.
짜지 않고 구수한데 단맛도 있고 우렁이 들어가 쫄깃하니 식감도 좋고
제가 하는 강된장은 늘 고기가 메인이고 강된장이 서브였는데
오늘은 강된장이 메인이고 고기가 살짝 식감만 도울뿐이네요.
정말이지 너무나 행복한 저녁식사였습니다.
먹다 보니 밥을 2 공기 넘게 먹어버렸네요.
강된장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과식 주의하세요~
사진이 많아 과정이 복잡해 보이지만
아주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1. 냉장고를 턴다
2. 모든 재료를 깍둑 썬다 , 두부 필수, 씹을 거리 (우렁 등) 필수
3. 큰 냄비에 담고 된장 4 : 고추장 1 비율로 넣고 섞어준다
4. 물 대신 맥주를 넣는다
5. 은근하게 졸인다
이게 끝이에요 ^^
아주 간단하죠?
그러니 여러분 강된장 어려워 마시고 간편하게 만들어 드셔 보세요
한 끼 든든~ 건강하게 잘 드셨다는 생각 드실 겁니다.
'맛있는 이야기 > 도전 자취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쁜 아침 칼칼하고 시원하게 초간단 오뎅국 끓이는 법, 다시마 멸치볶음, 간단 레시피, 뜨끈한 국물, 오뎅탕, 어묵국, 어묵탕 (54) | 2021.09.11 |
---|---|
까르보나라 펜네 파스타 만들기, 간단한 요리법, 쉬운 까르보나라 만드는 법, 초간단 파스타 (41) | 2021.09.06 |
단짠단짠 메추리알 장조림 만드는 법, 꽈리고추, 통마늘, 간단 레시피, 밥도둑 반찬 (23) | 2021.08.23 |
액젓 없이 새콤달콤 시원한 오이냉국 만드는 법, 초간단 요리, 쉬운 레시피, 대기업맛 (53) | 2021.08.21 |
끓이지 않고 아삭아삭 새콤달콤 오이장아찌 담그기, 오이지 담그는 법, 아삭아삭, 간편하고 맛있는 레시피, 조선 피클 (21) | 2021.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