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릴리아빠의 일상들/프렌치불독 릴리

14kg 프렌치 불독 '릴리'예요

by 글쟁이_릴리아빠 2021. 7. 29.
728x90
반응형

잠만보 돼지천사 릴리

오늘은 제게 큰 위안을 주는 내새꾸 '릴리'에 대해 긴 얘기를 하려고 해요.

 

작년에 한창 코로나가 대유행이던 시기에 반려견을 입양할까 마음먹었었어요

예전에 포메라니안도 십 수년 키웠었기에 대형견은 엄두도 안났고

토이푸들이나 치와와, 말티즈나 요키 같은 소형견을 입양하려고 맘 먹었었죠.

매일같이 여러 사이트며 펫샵이며 수없이 서핑하면서 '내새꾸'를 찾았어요.

 

그러다가 생각치도 못했던 카페에서 만난 14개월 댕댕이 '릴리'

저는 릴리의 아가적 모습을 몰라요. 릴리는 파양견이었거든요. 

전 보호자께선 미용계통에 근무하시는데 출근은 이르고 퇴근은 몹시 늦으신 패턴이었나봐요.

그래도 원래 여자친구 분과 같이 거주하셨고 주로 여자친구분께서 릴리를 케어하셨었는데...

헤어지셨나보더라구요. 매일 같이 집에 혼자 있는 릴리가 안쓰러웠는지 파양을 결심하셨다고...

 

사정이 너무 딱했고... 웬지 이상한 주인 만나서 애가 불행해지면 어쩌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프렌치 불독은 키워본 적도 없고 보기에도 무서워보여서 (지금이야 너무 예쁘고 개구쟁이 같아보이지만)

애가 사나우면 어쩌나 난폭하면 어쩌나 오만가지 걱정부터 들어서, 안되겠다고 마음 접었어요 

 

그랬는데...

다음 날도... 다다음 날도... 머릿속에서 릴리가 지워지지 않는거에요.

뭔가 제가 나쁜 사람이 된거 같고... 꿈에서도 릴리가 나오고...

그러다가 결심했죠... 그래 이왕 입양할 꺼 펫샵같은데서 데려오지 말고 좋은 일이다 생각하고 파양견을 데려오자고...

 

그렇게 릴리의 전 보호자 분과 연락하고 김포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어요.

보호자 분께선 일때문에 조금 늦으셨고... 날은 덥고 습했지만... 이상하게 막 설렜어요.

한참 후에 보호자 분께서 오셨고 간단하게 이런 저런 면접(?)을 보시더군요.

전 그 모습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뭔가 쉽게쉽게 막 애기를 보내려는 사람이 아니라서...

 

잠시후에 집에서 릴리를 데려오셨는데...

끄악~ 너무 귀여운거에요. 애교도 많고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절대 짖지도 않고

막 첨 보는데도 저한테 와서는 몸 부비고 놀아달라 하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말했어요. "두부(릴리의 원래 이름)아버님 제가 데려갈게요"

 

그렇게 릴리는 제 딸래미가 됐어요.

바뀐 환경이 낯설만도 한데 첫 날부터 적응을 너무 잘하는 우리 릴리

항상 옆에 착 달라붙어있고 어딜가든 제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원래 내 새꾸로 태어난 아이 같았어요.

 

근데 왜 릴리로 이름을 바꿨냐구요?
음 두부라는 이름도 찰떡같이 어울렸고 좋긴 했는데요.
뭔가 흔하기도 하고 또 두부라고 하면 뭔가 좀 무식하고 사고 많이 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게다가 릴리는 완전 애기때 중성화 수술을 했던 터라 앉아서 소변을 보거든요.

그래서 딸로 키우자고 맘 먹고 오히려 막 안어울리는 이름으로 지어보려했어요 (저의 장난끼 일까요? ㅋㅋㅋ)
그러다가 릴리가 딱 떠올랐는데... 이거다 싶었어요.
원래 어른들이 댕댕이들은 생긴거랑 다르게 이름 지으면 오래산다고들 하시잖아요 ^^

 

지인 분들이 제가 릴리로 이름 지었다니까 다들 뒤로 넘어가셨어요. 너무 안어울린다고 ㅋㅋ

뭐 어때요 내새꾸인데 내가 부르기 좋고 내새꾸가 잘 알아들으면 그만이죠

(그로부터 1년 릴리는 두부라는 이름을 완전히 까먹었어요. 두부라고 부르면 시큰둥 쳐다보지도 않아요)

 

암튼 내 새꾸가 됐으니 동물등록을 해야해서 전 보호자 한테 연락해서 동물등록증을 사진으로 받았는데...

릴리랑 제가 만난 건 운명이었던 거 같아요.

릴리 생일은 6월 3일 제 생일은 6월 2일... (의미부여 대단하죠? ㅋㅋ)

그렇게 첫날은 밤이 깊어 릴리는 잠들었고 전 밤새 인터넷 쇼핑을 합니다.

(앞으로 나올 수많은 드레스 들에 놀라지 마세요 ㅋㅋㅋ)

 

이제 26개월차 댕댕이로 살고 있는 우리 릴리...

개그맨 박수홍 씨가 반려묘 다홍이를 "내가 다홍이를 구한 줄 알았는데 다홍이가 나를 구한 거다"라고 말하며 눈물보이셨죠?

저도 같은 심정이에요 뭔가 릴리를 사진으로 처음 만난 이후부터 맘 한곳이 짠하고 아파서 제가 릴리를 구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1년을 같이 살다보니... 릴리가 제게 너무나도 큰 위로였어요.

 

얘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선물처럼 제게 와준 우리 릴리

릴리의 이야기를 앞으로 하나씩 둘씩 꺼내보려고 해요 

모두들 편안한 밤 되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