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수요일
논현동에 간단한 일정을 소화한 뒤 약속이 있어 명동을 찾았어요.
명동성당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약속장소로 걸어가는데...
아.... 여기가 한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했던 그 곳이 맞나요?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명동이 이렇게 휑하니 사람이 없던 걸 태어난 뒤로 본 적이 없습니다.
세 집 건너 아니 아니 두 집 건너 한 집이 비어 있거나 문이 잠겨 있어요.
평생을 명동은 기분 좋은 거리로 인식돼있던 머릿속이 우울감으로 가득찼어요.
아... 부푼 꿈으로 장사를 하시던 자영업자 분들 어떻게 하나.... 어쩌면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자한 가게였을지도 모르는데...
약속은 기분 좋았는데 약속한 장소가 너무 스산해서 기분이 다운 됐어요.
비어있는 가게들을 안타깝게 쳐다보며 한참을 걷다가
오늘의 약속장소 명동교자에 도착했습니다.
옛날엔 명동칼국수였는데 언제부터 명동교자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정도로 오래된 가게예요. 맛도 맛이지만 다들 추억을 따라 발걸음을 향하는 노포입니다.
근데 그 유명한 명동교자도 역시나 코로나 여파인지 별관은 문이 닫혀있더라구요.
그래서 오랜만에 본관에서 식사를 합니다.
직원 분의 안내를 받아 엘베를 타고 3층에 자리를 잡았어요.
홀 내에 손님들이 꽉 차 있어서 내부 사진은 찍질 못했네요.
자리에 앉자마자 인원수 대로 주문을 했고,
칼국수 하나 콩국수 두개를 시켰습니다.
근데 주문하고 3분도 안되서 칼국수가 바로 나왔어요.
역시나 너무나 익숙한 모양새 그대로 입니다.
걸죽한 국물역시 포만감 잔뜩 줄테죠...
언제나 비주얼만으로도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명동칼국수
저는 콩국수를 시켰는데 칼국수도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어요. (명동교자는 인원수 대로 메뉴를 주문하면 사리는 인원수 만큼 공짜로 추가 가능해요)
명동교자는 칼국수도 맛있지만
사실 이 겉절이가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 김치를 경험해보고 싶어 왔다가 지옥을 맛보게 된다는 바로 그 겉절이
근데 예전보다 많이 순해졌네요.
물론 지금도 아린 맛이 강하지만 그래도 전 처럼 쓰라림(?)이 많이 줄었어요.
글쟁이는 김치 귀신이라 몇 접시 더 먹었습니다. (서빙 직원분 죄송해요)
사실 전 여름이면 일주일에 한 두번 혹은 그 이상 콩국수를 먹어요.
유명하다는 진주집, 진주회관엔 한달에 한번은 꼭 가구요.
하지만 이곳은 명동교자... 칼국수냐 콩국수냐 막 갈등하는데...
"나는 칼국수를 시킬테니 너는 떡을 썰....너는 콩국수를 시키거라" 라는 환청이 들려서
윗 사진의 칼국수 사리 추가로 만족하며 콩국수를 시켰어요.
진주집이나 진주회관은 같은 콩국수라도 국물이 노란빛을 띄잖아요?
근데 명동교자 콩국수는 하얀색입니다.
혹여 두부라도 갈아 넣었을까 싶었는데 국물을 마셔보니 두부는 안 들어간 식감과 맛이었습니다.
오히려 땅콩이 많이 들어갔구나 싶었어요.
간혹 어떤 사장님들은 "우리집은 땅콩 안넣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씀들 하시는데요.
땅콩도 콩인데...콩국수에 들어가면 안좋은건가요? 전 땅콩 들어간 콩국수가 더 고소하고 맛있던데요.
무튼 고소함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한 분의 희생으로 두 콩국수맨은 행복한 시간을 맞이했어요.
단촐한 풍경이지만 다들 밖을 나설땐 "아이고 배불러 아이고 배불러"를 연발했답니다.
이 것은 혹시 클로렐라 면인건가요?
아 물론 물어보진 않았어요.
근데 신기하죠? 콩국수 면이 노란건 봤어도 녹색인건 첨봤어요.
색은 녹색인데 향이냐 맛은 일반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답니다.
기대를 해봤지만.... 글쟁이는 절대미각이 아닌가봐요. 그 어떤 녹색채소의 맛을 못느꼈어요.
즐거운 수다와 함께
모든 국수는 서거하셨습니다.
설겆이 하시는 분께서 너무 좋아하시겠죠?
명동교자위 위치는 요기입니다.
명동성당에서 가까워요 ^^
앗~ 그 다음 사진들이 또 없네요... ㅋㅋㅋ
맛있는 국수들을 먹고 나서 뭔가 상큼한 디저트가 땡겼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명동 디저트 맛집"을 검색해봤습니다.
와플, 마카롱, 크레페 등등 여러 가게들이 나왔는데요.
그 중에 '빙수 맛집'이 있길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름하여 '카카오그린'
심지어 명동교자와 몇 십 미터 거리밖에 안되더라구요
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런 대형 약장? 장식장?이 있어요
위에 놓여진 소품들도 뭔가 오리엔탈 엔틱? 빈티지? 느낌이구요
멋스럽군요.
거리에는 사람이 없더니만
가게 안에는 그래도 손님들이 좀 있는 편이었어요.
안쪽에 앉을까 하다가 이왕이면 아무도 없는 입구쪽이 낫겠다 싶어
사진에 보이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잘생긴 총각이 서빙을 해줘요.
메뉴판인데 겉지가 리얼 가죽이라 좀 있어보였습니다.
가격은 뭐... 흔하죠 요즘 디저트들...
저희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하나 망고 소르베 빙수 하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이렇게 시켰습니다.
주문을 하고 가지러 가려했더니 가져다 주신다네요.
우아.... 그랬죠...옛날에는 카페가면 다 직접 갖다주셨었죠... 잊고있었네요. 근데 기분이 묘하네요
여기서 잠깐~!!!
아놔... 빙수 디저트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뭔가 명동에만 있는 그런 특색있는 카페인줄 알고 왔는데....
메뉴판을 보고 알았어요...
속았구나...여기 레드망고구나....
근데 왜 카카오그린이라고 한걸까요? 뭐 레드망고 좋아하지만...그냥 속은 기분이었어요 ㅋㅋㅋ
네 정말 자리로 서빙을 해주십니다.
글쟁이 입맛은 흔한 입맛이라서...
모험은 없어요. 늘 누구나 시켜도 호불호 없을 메뉴만 시킵니다.
둘다 맛있을 수 밖에 없었겠죠?
세 가지 메뉴해서 이만 삼천원인가 얼마였나 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네 흔한 카페의 흔한 가격입니다
맛은 있지만 그 맛도 흔한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흔한 망고빙수의 맛이에요.
무튼 두시간여의 짧은 시간~
좋은 분들과 함께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 항상 포스팅의 마무리는 이렇게 힘든걸까요?
좀 뭐가 멋지고 그럴싸한 마무리 아시는 분은
↓↓↓↓ 댓글에서 좀 알려주세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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